김창완
1977년 록 밴드 산울림으로 데뷔해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음악으로 시대를 흔들었다. 1978년부터 매해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많은 마음을 빌려 썼다. 그중 23년을 함께한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의 원고를 모아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를 로 펴냈다. 마음을 빌려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찌그러진 일상에서 작은 희망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대표곡으로는 아니 벌써,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 청춘, 너의 의미,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 안녕,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찻잔, 개구쟁이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이제야 보이네, 사일런트 머신 길자, 안녕 나의 모든 하루, 무지개가 뀐 방이 봉방방, 개구쟁이 등이 있다. 그룹 산울림의 리드보컬 1977년 록밴드 산울림 1집 아니 벌써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가수와 배우, 방송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주요 음반으로 산울림 1집~13집을 비롯해 개구쟁이, 산할아버지, 운동회 등 동요집들이 있다. 2008년 젊은 뮤지션들과 김창완 밴드를 결성하여 EP 앨범 The Happiest와 1집 BUS 2009를 발표했다. 2013년 할아버지 불알, 어떻게 참을까? 외 세편을 동시 전문지 동시마중에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았고 2019년 칸 만들기로 제3회 동시마중 작품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전시회를 여는 등 화가로도 활동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인생이야기
인생의 모든 이야기를 김창완 아저씨가 매일 아침 써 내려간 계절과 삶의 조각들 모든 조각들이다. 그저 그런 날이라고 그렇게 팽개쳐진 내 인새의 보통날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새삼스럽게 감격할 일은 아니어도 소중한 나의 하루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 자고 일어나니 이런 아침이 차려져 있다는 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별다를 것 없는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것 같지만 눈을 열고 들여다보면 결코 어제와 같지 않다. 웅크리고 있던 나뭇가지에 싹이 움트고 미세먼지에 문을 꽁꽁 닫고 있던 아파트 창문이 맑은 날을 맞아 일제히 열리는 가 하면 어제의 후회와 미련도 새 아침에 희미해진다. 어제와 같은 바람, 어제와 같은 강물, 어제와 같은 나도 없다. 익숙해지면 당여 해진다. 화창하고 좋은 날도 반복되면 감사함을 잊게 되고, 아플 땐 통증이 없기만을 바라다가도 병이 나으면 통증 없는 상태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 김창완은 이처럼 타성에 젖는 것을 생각의 벼랑으로 여기며 일상의 작고 소중한 변화에 눈을 돌리고 보통날들의 소중한 의미를 환기한다. 그가 거두어 모은 하루하루의 의미는 인생을 알차게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우리가 그리는 동그라미가 완전할 수 없는 것처럼 대부분의 나날도 불완전하고 어그러지기 일쑤다. 그러나 김창완에게 보통날의 불완전함과 언짢음은 실망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 그것이 일상이고 삶이기 때문이다. 외려 일상을 실망스럽고 누추하게 만드는 것은 삶이 완전하고 기분 좋은 날로 가득했으면 하는 기대이고 환상이다. 꿈이 대단하고 환상이 화려할수록 실제는 더욱 못마땅하고 벗어나고 싶어 진다. 김창완이 소박한 일상과 작은 희망에 집중하는 이유다. 그는 전축에서 들려오는 음악, 아이들의 철없음, 철새들의 군무, 별일 없는 일상 등 우리가 흘려보내는 일상이야말로 얼마나 빛나고 경이로운 것인지 환기한다.
느낀 점
동그라미를 되는대로 그리다 보면 어쩐 동그라미는 찌그러져있고 어떤 동그라미는 정말 동그랗게 그려질 때가 있다. 정말 동그랗게 그려야만 동그라미가 아니라 찌그려져도 동그라미는 말이 참 좋다. 세상 인생살이를 자로 잰 듯 딱딱하게 자르려 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며 살고 싶다.
본문 중 "어른들이 아이들한테 배워야 하는 게 그런 용서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혼나고도 가방 메고, 학교고 유치원이고 가는 애 뒷모습 보면 혼낸 보인들이 켕기잖아요. 그래서는 학교 갔다 오면 안아줘야지, 뭐 맛있는 거 사줘야지 그렇습니다. 애들은 학교 길에 다 용서했는데 말이죠."
"길이라는 게 늘 그런 건데 왜 비어 보였을까요? 맞다. 그리움이나 기다림 이런 게 혹시 빈 것에 대한 촉감 아닐까요>? 오늘 아침은 뭔가 잃어버린 기분이에요. 뭘 놓고 왔나?
큰 희망은 아니어도 하루 살아내기에 거뜬한 희망을 한 그릇 먹고 나옵니다. 세상은 정답만을 바라는 질문을 던지는듯하다,. 상황마다 사람마다 정답은 제각각 다를 수도 있는데 그저 내 느낌 내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식은 숭늉 같은 미지근한 사랑도 사랑은 사랑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나은 사람을 애태우며 잊으려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향기로운 그들을 가슴에 품고 하루하루 아름답게 살아가면 그만입니다. 사람이 전자기기도 아니라서 켜면 불이 딱 들어오고 끄면 불이 딱 꺼지는 게 아니다. 껐는데도 조금 불씨가 남아 있는 것 같을 수도 있고 켰는데도 이게 불이 들어온 건지 알쏭달쏭할 때도 있습니다. 아름다운 아침은 언제나 이 아침입니다. 어제의 일에 매달려 있을 필요 없어요. 나쁜 일은 말할 것도 없고 좋은 일이라 해도 지나간 생일 파티입니다. 인생이 들숨과 날숨 사이에 있다고 합니다. 숨 들이마시는 것도 일이고 내쉬는 것도 일이지요.
글 속 문장 문장들이 위로를 해준다. 마음이 아프고 어두울 때 한번 꺼내 읽으면 맑아질 거 같은 그런 책이다. 마음을 말끔히 씻어 준다. 기분은 날씨 같은 것이라고 오늘 하늘에서 어제 하늘을 찾지 않는 내가 되고 싶다. 매일매일이 일상에 감사하며 동그라미를 그리며 살아가고 있다. 찌그려져 지고 삐뚤어지는 하루가 있으면 하루는 또 반듯하고 이쁜 날이 오기에 흐리고 맑고 비가 오고 화창한 날씨처럼 내 삶도 날씨처럼 매일이 새롭다.
매 순간순간이 다르기에 매 순간 힘을 내고 주어진 이 시간을 감사히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