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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시대적 배경과 정지아 작가 및 감상

by 에너지짱 2024.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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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배경

 

아버지의 해방일지 시대적 배경은 전직 빨치산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간의 시간만을 현재적으로 배경을 다루지만 장례식장에서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의 질곡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일한 웅장한 스케일과 함께 손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주의가 처음으로 소개가 된 것은 이미 한말인 1880년대 한성순보 등의 신문을 통해 유럽의 사회당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가 이루어졌고 1908년 대한매일신보에는 외국 아나키스트의 테러활동에 대한 기사가 소개되고 있었다. 사회주의 사상이 본격적으로 우리에게 수용된 계기는 무엇보다도 1919년 3.1 운동의 영향이었다. 3.1 운동은 식민지 민중에게 일본제국주의의 폭압성과 대중적인 정치의식을 각인시키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이다. 

식민지하에서 사회주의 이념은 러시아혁명의 영향과 1차 대전 직후 고양된 국제혁명 운동의 영향, 민족자격주의론에 대한 자각 등의 국제적 조건과 일제의 가혹한 식민 통치에 따른 민족적, 계급적 모순의 첨예화, 3.1 운동 이후 정치의식의 고양 등을 계기로 국내 신문 잡지 등의 언론매체를 통해 수용되었다. 국내에서 3.1 운동을 거치면서 일부 민족주의자와 식민지 지식인들은 자신의 이론적. 실천적 무기력함을 고발할 수밖에 없었고 사회주의 사상을 민족해방운동의 이념적 무기로서 수용하게 되는 사회주의운동이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빨치산은 공산주의 저항 운동가로 용어는 원래 공산주의 성향을 가진 저항 운동가나 게릴라 전사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한국 전쟁 이후 시기에 대한민국에서 북한이나 공산주의를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하지만 이 단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사용 범위가 확장되어 좀 더 부정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다. 현재 빨치산은 북한이나 공산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정치적 또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좌익이나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에게도 사용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빨치산이라는 용어는 현대 대한민국에서는 좀 더 폭넓게 쓰이며 때로는 비난이나 조롱의 의미로 사용되곤 한다.

 

작가 정지아

정지아 작가는 1965년 전라남도 구례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문예 창작 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고 1990년 빨치산의 딸이라는 장편 소설로 데뷔했다. 2006년 풍경으로 제7회 이효석 문학상, 2008년 봄빛으로 제14회 한무숙문학상 2020년 우리는 어디까지 알까로 제14회 김유정문학상을 받는 등 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어린이용 위인전이나 일반 전기물이 상당히 많다. 데뷔작 빨치산의 딸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빨치산의 딸은 실제 자신인데 아버지는 전남도당 조직부장 정운창이고 어머니는 남부군 정치지도원 이옥남이다. 이적표현물로 지정되어 판매금지 10년을 먹고 2005년에 재출간했다. 

 

감상

 이 이야기는 크게 네 줄기로 이어진다. 첫 번째는 아버지와 평생을 반목해 온 그의 동생은 작은 아버지와의 이야기다. 빨갱이 형 때문에 집안이 망했다고 생각하는 작은 아버지는 형의 죽음을 알리는 전화를 대꾸도 없이 끊을 만큼 냉담하다. 책을 읽는 낸내 흥미진진 과연 아버지와 작은아버지가 화해할 수 있을까 하며 궁금했다.

두 번째는 구례에서 아버지가 사귀어 온 친구들 이야기이다. 이들은 실로 다양하고 입체적이라 살펴보는 것만으로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듯했다. 아버지의 소학교 동창이자 시계방을 운영하는 박 선생. 그는 평생을 군인과 교련선생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대척점에 있지만 아버지의 둘도 없는 친구다. 정치적 지향 차이로 발생하는 두 노인의 투닥거림은 어딘지 귀엽고 그 끝에 그래도 사램은 가갸 젤 낫아야 (47페이지) 말은 지금의 정치권이 배웠으면 싶은 생각도 든다. 그리고 장례식에 담배 친구라는 열일곱 살 소녀. 소녀와 허물없이 친해지는 것은 아버지이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그 와중에도 어머니가 베트남인 소녀에게 미 제국주의 운운하는 것을 잊지 않는 아버지의 캐릭터는 여전히 웃음 짓게 만든다. 

세 번째는 나와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의 가장 큰 줄기는 빨치산의 딸로 힘들게 살아온 딸이 아버지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사회주의자이고 혁명전사였기에 생활력 언 없었고 늘 가난하게만 산 집안. 그런데 아버지의 죽음 이후 나는 내가 알던 아버지의 얼굴이 아주 일부였음을 깨닫는다. 

마지막 네 번째는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의 일화들이다. 이들은 서사의 무게를 한층 발랄하게 만들며 웃음을 자아낸다. 평생의 동지이자 그 역시 사회주의자였던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현실적이다. 

아버지의 장례식이라는 사건 하나로 잊히거나 지워진 우리 현대사의 상흔들을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펼쳐놓은 이야기들이 빨려들 듯 몰입하며 책을 읽었다. 얽히고설킨 사연들에 빠져들다 보면 그들이 빨갛지도 파랗지도 않은 그저 저마다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었다고 알게 된다. 이념과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나약하고 또 강인한 우리 인생이 보이는 책이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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