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16세 소년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도 표현하지도 못한다. 아미그달라, 혹은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선천적으로 작아 알렉시티미아 즉 감정표현불능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윤재를 평범한 사회구성원으로 키우려는 엄마와 할머니의 극진한 노력과 사랑 아래 윤재는 가까스로 별 탈 없이 자라난다. 그러나 16세 생일, 크리스마스이브에 비극적인 사고로 가족을 잃게 되면서 윤재는 세상에 홀로 남겨진다. 가족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지자 단번에 괴물로 낙인찍히는 윤재. 그러나 곧 윤재는 또 다른 괴물이라 일컬어지는 곤이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운명의 장난으로 어두운 터널 같은 어린 시절을 거친 곤이는 무엇에든 날카롭게 맞설 준비가 돼 있지만 사실 상처투성이인 그의 안에는 연약하고 보드라운 심성이감 춰져 있다. 세상의 시선에서 벗어난 두 괴물들. 어쩌면 양극단에 서 있는 두 소년은 편견 없는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윤재가 도라라는 소녀를 통해 사랑의 감정을 배워가는 동안 곤이는 또다시 세상에서 낙인찍히고 버림받으며 비극을 향해 치달아간다.
손원평 작가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한국영화 아카데미 영화과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2001년 제6회 씨네 21 영화평론상을 받았고 2006년 제3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에서 순간을 믿어요로 시나리오 시놉시스 부문을 수상했다.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 너의 의미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첫 장편소설 아몬드로 제10회 창비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하여 등단했다. 두 번째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으로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을 아몬드 서른의 반격으로 일본 서점대상을 수상했다. 이외 장편소설 프리즘, 소설집 타인의 집 등이 있다.
어린이 책 위풍당당 여우꼬리 시리즈를 썼으며 장편 영화 침입자의 각본 감독을 맡았다. 등단작인 제10회 창비청소년 수상작 아몬드는 미국을 비롯한 30여 개국에 번역 수출됐다.
“언제든, 당신에게도 올 수 있는 사람.”
손원평 작가가 〈침입자〉 시나리오 위에 써두었던 말이다. 2020년 손원평 작가가 연출하고 팬데믹 정점에서 여러 번 연기되다 비로소 개봉한 〈침입자〉는 25년 전 실종된 여동생이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사라졌던 아이가 돌아온다’는 점에서 《아몬드》와 모티프를 공유하는 남매 같은 작품이다. 영화는 ‘함께한 시간이 부재하더라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위태로운 질문을 던지고, 소설은 ‘비극적인 가족사를 가진 이들이라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점이 다르다. 한 사람이 만든 이야기지만, 두 개의 이야기는 낯선 침입자를 다르게 맞는다.
등장인물
선윤재 : 감정표현불능증, 편도체(뇌 작용에 미치는 광범위 영향력) 이상으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로 주인공이다. 곤이(윤이수)와 이 도라를 만나 조금씩 변화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윤이수 (곤이) : 어린 시절 놀이공원에서 미아가 되어 어렵게 살아온 어둡고 폭력적인 친구. 사실은 약한 모습을 들키기 싫어 센척하는 친구로 본디 마음이 여린 착한 아이다. 초반에는 윤재에게 폭력을 행사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신을 쉽게 판단하지 않는 윤재와 조금씩 가까워진다. 곤이라는 이름을 불리기를 좋아한다.
이도라 : 육상선수가 꿈이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펼치지 못하는 친구. 도라를 만나고 윤재는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윤재의 변화에 큰 역할을 하는 친구. 윤재는 도라를 만나고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할머니 :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이 대학교 앞 액세서리 좌판 장사를 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며 딸과의 인연을 끊는다. 시간이 흘러 딸과 손자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되 되며 엄마와의 티키타카가 소설의 재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엄마 : 모친의 반대에도 좌판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된다. 남편이 사고로 죽게 되고 혼자 아이를 키우기 힘든 엄마는 결국 할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윤재가 열여섯이 된 크리스마스이브에 비극적인 사건으로 할머니는 죽고 엄마는 코마상태에 빠진다.
심박사 : 헌책방 2층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전직의사이자 현재 집주인. 심장외과 의사였으나 정작 아내가 심장질환으로 세상을 떠난다. 죄책감으로 의사를 그만두고 빵집을 운영한다. 윤재의 할머니가 죽고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자 윤재의 보호자 역할을 한다.
윤교수 : 대학교수, 아이를 잃어버린 후 아내가 병들어 죽게 된다. 이후 아이를 찾게 되지만 아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 소설 후반 윤재와의 대화에서 소중한 것을 깨닫게 되고 교수직을 그만두고 아들과 소통하려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