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물
시바 : 고마운 마음을 한 아름의 애정으로 바꿔 손님들에게 전하고 있을 뿐이에요.
열광적인 팬들을 몰고 다니는 마성의 점장이다. 빛나는 외모뿐 아니라 상냥하고 다정한 태도, 편의점과 손님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모든 면이 완벽하지만 사생활만큼은 철저히 배일에 싸여 있다.
쓰기 : 곤란한 일은 뭐든지 해결해 드립니다.
사람 찾기가 전문인 일명 무엇이든 맨이다. 텐더니스 편의점의 단골로 덥수룩한 수염이 트레이드 마크다. 무뚝뚝하지만 인간적인 매력만큼은 시바 점장에 뒤지지 않는 수수께끼 인물이다. 특기는 편의점 음식 꿀조합 알아내기이다.
미쓰리 : 앞으로도 즐거운 일이 가득할 것 같아. 후후후
낮에는 텐더니스 편의점의 파트타임 직원이고 밤에는 만화가이다. 시바 점장을 모티브로 삼은 만화를 온라인 사이트에 인기리에 연재 중이다. 시바와 쓰기 두 형제의 비밀을 알아가는 것이 인생의 목표다.
쇼헤이 : 오늘 순찰은 여기까지.
새빨간 삼륜 자전거에 손수 만든 모지항 관광지도를 싣고 온 동네를 누빈다고 해서 빨강 할아버지로 불린다.
모지항의 소식통이자 터줏대감이다.
기리야마 요시로 : 현실과 꿈 사이에서 방황하는 학원강사이다. 만화가가 될 거란 꿈을 품었지만 조금도 다가가지 못한 채 평범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나와 학원 강사가 되었지만 기리야마는 여전히 만화가라는 꿈을 포기하지 못한다.
저자 마치다 소코노
마치다는 1980년 3월 9일 후쿠오카현 미야코 군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대신 기타큐슈 시립 이발 미용 학교엣 미용을 배우고 졸업 후에는 이발소와 과자 가게에서 일하였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기 시작했지만 존경하던 작가가 세상을 떠난 후 28세에 소설을 써보기로 결심하였다. 처음에는 휴대전화 소설을 써 보기로 하였다. 마치다는 글을 쓰면서 자신의 독립적인 성격을 재발견하였고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자녀를 키우게 되었다. 휴대전화 소설 활동이 실패하자 친구가 문학 단편 소설을 써보라고 권유하였고 온라인 접수가 가능한 문학상 공모전에 작품을 투고하기 시작하였다. 2016년 신초 샤가 주관하는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R-18 문학상에 작품을 제출하였다. 심사위원 미우라 시온과 츠지무라 미즈키는 모두 대상 수상작으로 마치다의 카메룬의 물고기를 선택하였다. 이 작품은 2017년 신초 샤에서 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 그래미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그의 첫 단행본에 포함되어 있다. 구 후 몇 년 동안 물고기알, 우쓰쿠시가 오카의 불행한 집,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을 포함하여 매년 약 한 편의 소설을 썼다.
그리고 고독하고 고립된 두 사람이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 52 헤르츠 고래들로 2021년 일본 서점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작품 제목은 다른 고래들이 감지할 수 없는 주파수로 울어대는 태평양을 고개를 가리킨다. 잡지 다빈치의 평론가 미타 유키는 등장인물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책의 핵심 교훈이 긍정적이며 사람들이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때까지 계속 소통을 시도하도록 용기를 북돋아 준다고 평가하였다.
서평
부드러운 오르골 소리와 함께 텐더니스 편의점 안으로 들어선 당신. 필요한 물건을 집어 들고 계산을 하려는데 계산대의 점원이 묘한 기운을 내뿜는다. “양쪽 크기가 다른 쌍꺼풀 속 눈동자와 지나치게 육감적인 입술이 언밸런스하게 배치되어 있다. 그 절묘한 위화감과 여인의 춤처럼 부드럽게 변하는 표정이 다소 섬뜩할 정도의 섹시함을 풍기며, 누르기만 하면 페로몬의 샘물이 솟구칠 것만 같은 남자”(28~29p), 바로 점장 시바 미쓰히코다. 계산을 마치고 돌아서서 나오는 당신의 귓가에 “또 찾아 주세요”라는 달콤한 목소리가 울리고 그의 미소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도 어느새 텐더니스 편의점의 매력과 시바 점장의 마성에 사로잡힌 것. 그리고 그렇다면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의 마지막 장까지 단숨에 읽어 내려가는 건 시간문제다.
장별로 다른 테마와 인물이 등장하는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로, 가볍고 유쾌하게 읽히는 문장 사이사이 감성을 진하게 건드리는 장면들을 만날 수 있는 이 작품은 각 에피소드의 중심인물이 다른 에피소드의 주변 인물로 등장해 인물들을 연결시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설정이 돋보이는 한편 에피소드마다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는 편의점 음식을 만나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더불어 편의점이라는 장소의 장점을 살려 그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마음을 진지하되 심각하지는 않게 다루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소홀해지기 쉬운 꿈과 가족애, 우정, 사랑 등 소중한 주제를 되새기게 한다.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의 가장 큰 매력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들이다. 마치다 소노코는 우리 주변의 인물들에게 숨을 불어넣어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로 탄생시키는 데 천부적인 소질을 지닌 작가로, 그 놀라운 능력은 이 작품에서도 거침없이 발휘된다. 꽃미남 시바 점장은 가장 핵심인 인물로 다분히 만화적인 캐릭터긴 하지만 제대로 알고 나면 외모로만 그를 평하는 게 미안할 만큼 성실하고 올바른 태도를 지녔다.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무뚝뚝한 인상의 ‘무엇이든 맨’ 쓰기는 묘한 카리스마를 풍기며 주변 사람들의 문제를 척척 해결해 나간다. 파트타임 직원인 미쓰리 역시 편의점 근무와 집안일을 병행하는 평범한 주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페로몬 점장의 발칙한 하루’라는 제목의 만화를 몰래 연재 중인 만화가로 손님들에게 친절하고 포용력이 넓은 인물이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두 사람의 여동생 역시 엄청난 외모의 미소녀다. 이러한 인물 설정은 지극히 일상적인 편의점을 배경으로 삼았음에도 판타지적인 느낌을 주는 요소이며, 독자들이 저마다 이상적인 모습의 인간상을 그리며 작품을 읽도록 상상력을 부추긴다.
이밖에도 편의점을 드나드는 단골손님, 부녀회 회원들, 편의점 건물의 위층에 사는 입주민들, 아르바이트생들과 그들의 친구까지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각자의 사연과 이야기를 감추고 있는데, 마치다 소노코 작가는 누구 하나 소홀하지 않은 방식으로 모두에게 캐릭터와 이야기를 부여하고 그것을 대단히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독자에게 전달한다. 그 과정에서 전해지는 작가만의 따뜻한 휴머니즘은 우리가 세상을 좀 더 온화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럼으로써 다소 기분이 가라앉은 날에도 누군가의 상냥한 인사 한마디에 반짝 힘이 나기도 하고, 나의 다정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행복한 기운을 전달할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