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의 3대 기본 축
자존감에는 세 가지 기본 축이 있어서 사람들마다 자존감의 의미를 달리 해석하기도 한다. 세 가지란 자기 효능감, 자기 조절감, 자기 안정감이다. 우선 자기 효능감은 자신이 얼마나 쓸모 있는 사람인지 느끼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 사회는 이 축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사회에서 알아주는 직업을 갖거나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면 당연히 자존감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두 번째 자기 조절감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본능을 의미한다. 이것이 충족돼야 자존감도 높아진다. 서울에서 손꼽히는 학군에서 공부하고 이른바 명문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존감이 당연히 높을 거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시골에서 자유롭게 뛰놀며 자란 사람보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자기 조절감이 부족한 경우다. 세 번째 자기 안전감은 자존감의 바탕이 된다. 가진 것은 별로 없어도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능력이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다. 트라우마가 해결되지 않았거나 애정결핍이 지속되는데 안전하다고 느낄 사람은 없다. 당연히 자존감이 떨어진다. 혼자 있는 것을 유난히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혼자서는 안전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흔히 자존감을 자신을 사랑하는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이것도 맞는 표현이다. 스스로 쓸모없다고 느끼거나 자기 조절을 못하거나 마음 상태가 안전하지 않은 사람은 자존감이 나아 자신을 사랑하기 어렵고 남을 사랑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가는 자존감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
자존감 끌어올리는 다섯 가지 실천
다섯 가지 실천법 중 첫 번째 자신을 맹목적으로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남들에게는 사랑을 원하면서 정작 우리 자신에게는 어떤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기는커녕 이런저런 조건을 들어 자신을 미워한다. 앞으로 자신에게 해줘야 할 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사랑이다. 이유나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자신을 향한 맹목적이고 이상적인 사랑이다. 그저 오늘부터 지금의 나를 사랑하겠다고 결심하면 된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나의 성격과 행동, 사소한 버릇 하나하나를 다 사랑하기로 한다. 그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자신을 사랑하기이다. 자존감 낮은 채로 오랜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미워하거나 다그치는 것이 익숙하고 편하다. 그래서 불쑥불쑥 내가 왜 이런 고된 과정을 배워야 해? 그냥 가던 길을 가고 싶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포기하면 안 된다. 끊임없이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익히기 바란다. 그러다 보면 자신에 대한 사랑이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누구에게도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 세 번째는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기다.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정을 앞에 두고 다른 사람을 찾는다. 결정하는 게 힘들어 병원을 찾기도 한다. 자퇴를 하고 현장 경험을 쌓을까, 아니면 학교를 다니면서 취업 준비를 빨리 하는 게 나을까 고민하는 학생, 상습적으로 바람피우는 남편과 이혼할지 말지 갈등하는 부인 등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병원을 찾는다. 자존감을 높이는 결정법은 스스로 결정하고 결정한 것을 따르고 결과가 나쁘면 나중에 후회하고 결과가 좋으면 타인에게 감사해야 한다. 네 번째 지금 여기에 집중하기이다. 과거에 집착하면 후회스럽고 미래에 몰입하면 혼란스럽다. 과거는 되돌리 수가 없으니 답답하고 미래는 오지 않았으니 모른다. 그것이 과거와 미래의 본질이다. 문제 해결은 현재에 더 집중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현재에 집중하면 문제 해결을 앞다일뿐만 아니라 새로운 이득을 얻는다. 그것이 바로 매력이다. 현재에 몰두한 사람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자존감을 높이면서 현재에 몰두할 수 있고 매력도 함께 얻게 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패배주의를 뚫고 전진하기이다. 패배주의에 갇힌 사람들은 아무리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을 알려줘도 모른다고 한다.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고 자신의 결정을 존중하는 방법을 모른다. 걷기, 표정 짓기, 혼잣말하기.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이 세 가지 행동을 할 때 활발하게 기능한다. 뇌가 가장 활발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때 자존감을 향상하면 변화가 이루어진다.
나의 생각
오랫동안 나는 사자가 말 그대로 밀림의 왕이라고 생각했다. 새끼들과 놀다가 배가 고프면 어슬렁어슬렁 사냥이나 다니며 편하게 사는 줄 알았다. 맘먹으면 얼룩말쯤은 얼마든지 잡고 사자가 나타나면 코끼리나 악어도 꼬리를 내리고 도망갈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사자의 삶도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걸 얼마 전에야 알게 됐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하마에게 공격당하는 사자를 보았다. 새끼를 잃은 어미 하마의 복수였다. 충격적이었다. 사자의 삶도 꽤나 힘들어 보였다.
어쩌면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슬픈 사자의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중심에 서 있고 싶고 가족은 나를 의지하며 믿고 있는데 알고 보니 세상엔 우리를 위협하는 것투성이다. 지금도 힘겨운데 매번 전력질주를 해야 하고 누굴 앞질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지친 사자처럼 대한민국이라는 정글에서 버티고 있다.
그렇나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지금은 잠시 고된 육아와 생활 전선에서 지쳐가지만 우리는 모두 사자보다 멋지고 뛰어난 왕이다. 가족에겐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아들딸이자 부모, 배우자이고, 많은 위기를 견뎌낸 전사이자 꿋꿋하게 삶을 지켜낸 영웅이다. 가끔은 예기치 못한 공격에 중심을 잃기도 하고, 슬픔과 절망 속에서 울부짖기도 하겠지만 왕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불 꺼진 방 안에서 숨죽여 울어도 괜찮다. 약해서가 아니다. 인간이라 그렇다. 어떤 순간에도 잊지 말자. 당신은 밀림의 왕이다. 세상의 중심이다. 당신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다.